나그네 길 길목에서 / 이재희
- 나그네 길 길목에서 -
이번 문학기행은 15박16일의 일정으로 집을 나섰다. 김포공항을 이룩한 비행기는 두바이를 경유, 터키 이스탄불에 도착하였다. 그곳 PRINCESS호텔에 여장을 푼 후 이스탄불 기행은 잠시 미뤄두고 우선 카파도키아로 출발하였다. * 카파도키아 (Cappadocia)
마치 동화 속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갖가지 모양의 기암괴석들이 모여 있다. 수 백 만 년 전 활화산에서 분출된 용암으로 인해 형성된 지형은 오랜 풍화작용으로 인해 응회암지대로 바뀌었다. 이 돌들을 깎아 들어가며 집들을 만들었고, 밖에서는 구멍하나 보이지만 그 안으로 들어가면 그들이 사는 넓은 집이다. 거주지 외에도 교회와 지성소 사원도 있다. 지금도 카파도키아에는 600개가 넘는 교회들이 보존되어있고, 이중 최고 오래된 것은 7세기경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한다. 또한 이곳의 교회를 장식 하고 있는 회화들은 비잔틴 예술의 보고라 할 수 있는 중요한 유산이 되었다. 우리는 이곳의 한 바위동굴 식당으로 들어가 터키 식 식사를 하였다.
터키에 있는 대규모 지하 도시 데린 구유는 ‘깊은 우물’이라는 뜻이다. 지하 동굴은 깊이가 55m며 8층까지 내려가는데, 아직도 발굴되지 않은 층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때 기독교인들이 이슬람교도들의 박해를 피하여 살았던 곳이다. 동굴 안에는 기초적인 생활 시설뿐만 아니라 십자가모양의교회, 학교, 공동부엌, 회의장소, 마구간도 있다. 2~3만 명의 사람들이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하 감옥 및 묘지는 지하층에 있다. *(데린 구유 Derin kuyu 지하도시)
박해자들 침입에 대비하여 여러 갈래의 통로를 미로처럼 만들어 놓았고, 둥근 바퀴 모양의 돌덩이로 비상시에 입구를 막을 수 있게 하였다. 들어갈 수 있는 구역은 총 면적의10%에 지나지 않는다, 환기시설이 아직도 잘 되고 있음이 놀라운 일이다. 그 시대 핍박을 피하여 신앙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밝은 낮에는 동굴 속에 숨어 있다가 밤이 돼야 조심스레 밖에 나왔을 것을 상상하며 그들의 신앙의 위대한 힘에 경의를 표하며 저들의 그 고난과 핍박 속에서도 이김을 통해 현재 우리까지 신앙의 맥이 이어져 왔음을 성경 속에서 공감할 수 있었다.
그 들의 발자취를 베드로전서 1장에 보니,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 베드로는 본도 갈라디아 갑바도기아 아시아와 비두니아에 흩어진 나그네 곧 하나님 아버지의 미리 아심을 따라 성령의 거룩하게 하심으로 순종함과 예수 그리스도의 피 뿌림을 얻기 위하여 택하심을 입은 자들에게 편지하노니 은혜와 평강이 너희에게 더욱 많을 찌어다.
너희가 말세에 나타내기로 예비하신 구원을 얻기 위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능력으로 보호하심을 입었나니 그러므로 너희가 이제 여러 가지 시험을 인하여 잠간 근심하게 되지 않을 수 없었으나 오히려 크게 기뻐하도다. 너희 믿음의 시련이 불로 연단하여도 없어질 금보다 더 귀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나타나실 때에 칭찬과 영광과 존귀를 얻게 하려함이라. 예수를 너희가 보지 못하였으나 사랑하는 도다”
갑바도기아 지명은 성경속 이름과 지금도 변함이 없다. 신앙을 지키기 위해 본토를 떠나 나그네로 지하 굴속에서 살고 있는 저들의 행보를 아시었기에 미리 택하셨고,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때에 칭찬과 영광과 존귀를 얻게 하시며 은혜와 평강이 있을 것을 약속하신다. 지금 우리는 여행하는 기분으로 16일 동안의 나그네 길에서 갑바도기아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데린 구유 땅굴로 들어가서, 믿음의 선진들의 발자취를 만져본다. 그 들이 죽음을 각오하고 믿음의 결국 곧 영혼의 구원을 받기위해, 한 많은 나그네 길을 견딘 흔적을 가슴 깊이 새겨본다. 그들의 신앙을 잊지 않겠으며, 그들이 받을 상과 영광도 보게 될 것도 꿈꾸어 본다. 우리 모두는 지금 나그네 길을 가고 있음을 생각한다. 16일 간의 나그네 길이 지나면 헤어져 자기 집으로 가듯, 우리 모두의 인생여정의 끝은 본향집이다. 아버지가 계신 고향집. 있던 곳으로 ‘돌아가신다’ “외모로 보시지 않고 각 사람의 행위대로 판단하시는 자를 너희가 아버지라 부른즉 너희의 나그네로 있을 때를 두려움으로 지내라” 말씀하셨으니……. 철이 없어 천방지축 살 때는 두려움을 몰라도, 철이 들면 조심스레 살아야 된다는 말씀이리라.
내가 가는 나그네 길이 본향을 향해 잘 가고 있는 것일까?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고 우리 조상님들도 말씀하셨으니, 귓전으로 듣다가 조상님께 혼나지 말고 잘 들어 새겨 먹으며 가야겠다. 오늘은 카파도키아 PRINCESS호텔에서 쉬고, 내일 나그네 길은 ‘콘야’이다. 이재희 /프로필 -충남 출생, -《시대문학》등단(1997), -한국문인 협회회원, -초대 수지문학회 회장 역임, -〈시민방송뉴스통신용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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