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분야 전문가에게서 듣는다 "반복되는 재난 대응 훈련" 필요
반복되는 재난 대응 훈련 필요성 기후변화와 사회구조가 복잡화·고도화 되면서 각종 돌발성 재난이 크게 증가 아래 글은 재난안전 분야 전문가인 김규영 전 소방방재청 예방전략과장이 기고한 글이다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은 2005년부터 8회째의 훈련을 통해 국가재난대응태세를 점검하고 국민의 훈련참여를 통해 재난대응역량을 배양, 각종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스스로 지키는 대한민국 대표 안전훈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동안 사전 시나리오에 의해 재난상황이 연출되고 소방차가 주변에 대기하였다가 출동하여 물을 뿌려대는 전시성 현장훈련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금년에는 선진 방재훈련기법을 도입, 대규모 재난현장에 참여하는 다수유관기관의 임무와 역할을 확인·점검하고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재난안전대책본부 운영 훈련’으로 훈련 패러다임을 변화시켰다. 훈련방법의 갑작스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훈련기획 단계부터 재난관리책임기관과 유관기관들이 유기적으로 참여하고, 협의·토론을 통해 재난대응매뉴얼을 개선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아울러 ‘영광원전 방사능대응훈련’, ‘여수엑스포 대테러종합훈련’등 현장훈련과 함께 지방자치단체 청사에서 약 4만 명에 대한 심폐소생술 교육을 실시하고, 전국 초·중·고생 800여만 명 등 전 국민이 참여하는 생동감 넘치는‘지진·지진해일대비 대피훈련’을 통해 국민의 재난대응역량을 배양하는 너무나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반복되는 훈련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전국일제 민방위대피훈련이 시작되면서 정부중앙청사 건물은 소등되고, 청사 내 근무자가 청사 밖으로 대피하는 훈련을 실시하였으나 일부 공무원들의 시각은 민방위대피훈련을 귀찮은 것, 필요성이 부족한 것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또 청사 외부공간에 대피해 있는 공무원들의 대피훈련에 대한 반응도 찬반으로 엇갈려 있었다. 기성세대는 초등학교 시절 매월 민방위훈련을 받았던 추억이 있지만, 졸업하고 나서는 훈련에 참여할 기회가 거의 사라지면서 어느새 훈련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자리 잡은 것 같다. 하지만 지난해 실시된 지진·지진해일 대피훈련 때와는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확인되었다.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스스로 대피훈련에 참여하고, 재난상황시 국민행동요령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아름다운 모습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두 번 반복된 대피훈련의 효과가 어린시절 대피훈련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고, 훈련참여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을 완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에서 어린시절부터 반복되는 방재훈련을 시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정부는 금년부터 재난관리책임기관의 재난대응역량강화를 위해 생활밀착형 대형재난 대비훈련을 매월 실시하고 있다. 1월에 실시된 고속철도 대형사고 대비훈련, 2월에는 장대터널 대형 교통사고 훈련을 비롯하여 5월에는 건축물 붕괴사고, 6월에는 수질오염 사고, 하반기에는 유·도선 침몰사고, 지하철 대형사고 등 다양한 재난유형을 선정, 기능·지휘훈련을 통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운영하는 등 소속기관·부서별 임무와 역할과 재난대응상호협력체계를 숙달하게 된다. 기후변화와 사회구조가 복잡화·고도화 되면서 각종 돌발성 재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언제 겪게 될지 모를 재난상황에 대응하여 정부, 지자체, 군, 경찰, 소방 등 공공기관의 역할보다 국민 각자의 대응역량이 점차 중요시되고 있다. 전국단위 훈련은 물론 지역사회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반복적인 재난대응훈련과 방재학습의 기회를 통해 국민 스스로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나아가 가족, 이웃을 지키는 재난대응역량을 키워야 한다. 생활수준의 향상과 함께 국민의 안전한 삶에 대한 욕구가 크게 증대되고 있다. 반복되는 재난대응훈련을 통해 ‘국민안전복지’의 기틀이 뿌리 내리기를 소망한다.
|
이 시각 주요뉴스 많이 본 기사 |